기타등등
일본에게서 10년 전 한국팀의 냄새가
mindfree
2010. 6. 15. 20:54
어제 밤. 일본의 월드컵 본선 첫 경기가 열렸다. 상대는 카메룬. 난 사실 일본이 이길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유는 뻔하다. 일본 대표팀이 출정식을 하는 날 한국 대표팀과 평가전을 했고, 이 경기의 결과는 다들 아는 대로다. 시합 이후 일본 대표팀은 단순히 패했기 때문에 욕을 먹은 것이 아니라, 여러 면에서 욕을 먹었다. 투쟁심 상실, 감독과 선수의 마찰, 감독의 전략 부재 등등, 한 마디로 총체적 난국이었는데 '일본의 DC'라 할만한 2ch의 독설도 당연히 극에 달했다. 시합 직후만 하더라도 일본 대표팀의 사기가 크게 꺾일 것으로 봤고, 그 여파가 월드컵 본선까지 지속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첫 시합의 뚜껑을 열고보니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일본은 그간 추구해온 중원에서의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를 완전히 버렸고, 대신 상대방 공격수를 최소한 2명 이상의 선수가 둘러싸고 악착같이 달려드는 플레이를 통해 카메룬과의 중원 싸움에서 승리했다. 카메룬은 일본의 미드필더진에 밀려 중원을 완전히 내줬고, 어쩔 수 없이 중원을 거치지 않고 바로 골문 앞으로 길게 연결하는 플레이를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일본 대표팀이라고 원활한 공격을 끌어낸 것은 결코 아니다. 미드필더에서 악착같은 투쟁심으로 카메룬의 공을 뺏어냈지만 문제는 상대의 골문 앞에서 어떻게 공격을 풀어야 하는지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공격 1선까지 공이 올라가면 그곳에서 다양한 개인 전술과 패스 게임을 통해 상대의 빈틈을 유도해야 하는데, 방법을 찾지 못하니 그저 중원만 돌파하면 골문 앞으로 크로스를 올리는 단조로운 공격이 반복됐다. 미드필드는 확실히 점령했으나, 상대의 핵심 지역으로 뚫고 들어갈 방법을 찾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시합은 전체적으로 양팀 모두 분명한 해법을 찾지 못한채 지리하게 늘어졌다.
전반전이 끝나자, 일본 대표팀이 한국과의 평가전 이후 사기가 꺾일 것으로 봤던 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음을 느꼈다. 일본은 사기가 꺾인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순간 자신들이 지금까지 추구해온 방식이 세계 무대에서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던 것이다. 한국 대표팀에게도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패하는 전력으로는 월드컵 16강 진출(평가전을 앞두고 오카다 감독은 목표가 4강이라고 말했었다)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걸 느꼈을 터다. 그 순간 일본은 자신들의 스타일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죽기 살기로 하지 않으면 정말 끝이라는, 그야말로 벼랑 끝에 선 기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과 같이 전방위 압박을 구사하는 팀이 반드시 갖춰야할 요소가 있다. 바로 체력이다. 히딩크 감독이 한국 대표팀을 맡고 나서 '한국은 체력이 강하고 테크닉이 약한 게 아니다. 테크닉은 좋으나, 체력이 약하다'고 했었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한 마디로 '니들 지금까지 제대로 안뛰었다'는 얘기다. 2002년 이전의 한국 대표팀을 상징하는 단어를 하나 꼽으라면 '정신력'이다. 오기와 끈기, 머리가 터져도 붕대를 칭칭 감아매고 죽자고 달려드는 깡다구.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리며 봤던 그 절박한 모습. 왜 그랬던가? 한 눈으로 봐도 '완전방전'된 상태에서 바둥거리는 모습이 빤히 보였기 때문이다. 한국팀은 정신력이 강해서 그렇게 악착같이 뛰었던 것이 아니라, 체력이 약해 월등한 상대의 체력을 따라가지 못하기에 그렇게 '죽도록' 뛰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히딩크의 압박 전술은 한 순간에 완성된 것이 아니다. 무려 1년 6개월에 걸친 -사실상의- 합숙 훈련을 통해서야 비로소 만들어낼 수 있었다. 전후반 90분 내내 처음과 같이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고, 두 명의 수비수가 상대 공격수를 둘러싸고 공을 뺏어오는 한국 대표팀의 '독기'의 배경엔 체력이 있었다. 그렇다면 일본은? 일본이 지난 평가전 이후 심기일전하고 체력훈련에 돌입했다 하더라도 그 기간은 불과 한 달여 밖에 되지 않는다. 한 달 동안 죽도록 하면 조금은 나아졌겠지만, 그렇다고 90분 풀타임을 그렇게 뛸만큼 비약적으로 체력이 올라오진 않는다. 한국이 1년 6개월만에 해낸 일을 일본이 한 달만에 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후반전. 일본은 전반전과 다른 작전을 들고 나왔다. 우선 수비 진영을 중앙선 뒤로 옮기고 들어 앉았다. 상대가 중앙선을 넘어와도 달려나가 둘러싸고 막는 것이 아니라, 한 명의 미드필더만 앞을 지키고 나머지는 자신이 맡은 지역을 충실히 방어하는 전술을 폈다. 상대방 공격수가 공을 몰고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두 명, 세 명의 수비수가 둘러싸고 몸싸움을 하던 전반과는 완전히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바로 이 점이다. 일본의 압박전술은 아직까지 반쪽짜리에 불과했던 것이다. 일본 대표팀의 체력으로는 한국 대표팀처럼 전후반 내내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렇다면 선택은 전반전에 최대한 미드필드 싸움에서 승리를 따내어 어떻게든 한 골을 뽑고, 후반전엔 무조건 선수비 후역습밖에 없다.
일본이 그동안 보여준 모습과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시합을 전개하자, 카메룬은 완전히 말려들었다. 아마도 카메룬 대표팀 감독 입장에선 엄청나게 당황스러운 전반전이었을 터다. 그도 그럴 것이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스타일로 시합을 하고 있으니까 말이지. 전반 내내 일본에게 중원을 내주고 어쩔 줄 몰라 하더니, 후반전 들어서야 조금씩 공격의 활로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난 후반전의 모습을 카메룬이 능동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전반과 달리 미드필드에서의 강한 압박을 받지 않으니 당연히 패스를 할 여유가 생겼고, 그러니 선수들의 빠른 스피드와 패스를 통해 공격을 할 수 있었던 걸로 생각한다.
후반전 끝무렵에 보여준 일본 대표팀의 처절한 수비와 독기 어린 모습은 우리에겐 아주 익숙하다. 불과 10년 전 한국 대표팀의 모습을 그대로 빼다박았다. 전반전엔 그나마 아직 남아있는 체력으로 상대를 압박할 수 있었지만, 후반전엔 서서히 체력이 떨어지면서 오로지 '깡다구' 하나로 뛰는 모습.
자, 그러면 일본은 이 스타일로 과연 남은 경기를 잘 해나갈 수 있을 것인가. 내 대답은 'No'다. 체력의 뒷받침 없이 '깡다구'로 승부하는 축구의 결과를 난 너무나도 생생히 봤다. 5대0. 바로 일본 대표팀과 같은 조에 속한 네덜란드와의 시합 결과다. 어제 저녁, 일본과의 시합 전에 네덜란드와 덴마크의 시합을 봤다. 그 시합 후반전에 보여준 네덜란드의 공격력은 한 마디로 '덜덜덜' 그 자체였다. 카메룬을 상대해서는 전반전 압박 수비를 펼치고, 후반전에 자기 진영에서 웅크리고 방어하는 것이 가능할지 모른다. (그나마도 참 많이 위태위태했다) 그러나 네덜란드 같은 팀을 상대로 그렇게 해선 버틸 수 없다. 정신력은 분명 중요한 요소이나,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에서의 정신력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탈진해 묶여버린 발로는 네덜란드의 빠른 스피드를 쫓아갈 수 없고, 현란한 패스를 막아낼 수 없다. 일본의 해법은 카메룬과의 첫 시합에서는 통했으나 다음 상대인 네덜란드에게는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방법은? 난 차라리 원래의 일본 스타일로 돌아가길 권한다. 물론 네덜란드를 상대로 대등한 시합을 하려다간 완전히 털리는 위험성이 분명 있다. 그러나 그들의 스피드나 공격 전개 능력은 카메룬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탁월했다. 그들을 상대로 무작정 압박 수비를 펼치려다간 전반이 끝나기도 전에 탈진하고 말 것이다. 일본은 아직 그 정도 수준으로 체력이 올라오지 못했다. 월드컵이 1년간 열리는 것이 아니라면, 최소한 네덜란드를 상대로 어제처럼 해선 안된다. 차라리 지역 방어를 하고, 일본의 장기인 패스 게임을 통해 시합을 풀어나가는 것이 그나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리고나서 압박 축구는 다음 월드컵에서 해라. 4년 동안 J리그의 축구 스타일을 서서히 바꾸든가 해서. 한국의 압박 축구는 처절한 몸싸움과 끈적 끈적한 수비로 악명 높은(?) K리그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지, 어느날 한 순간에 번쩍 하고 나타난 것이 아님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막상 첫 시합의 뚜껑을 열고보니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일본은 그간 추구해온 중원에서의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를 완전히 버렸고, 대신 상대방 공격수를 최소한 2명 이상의 선수가 둘러싸고 악착같이 달려드는 플레이를 통해 카메룬과의 중원 싸움에서 승리했다. 카메룬은 일본의 미드필더진에 밀려 중원을 완전히 내줬고, 어쩔 수 없이 중원을 거치지 않고 바로 골문 앞으로 길게 연결하는 플레이를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일본 대표팀이라고 원활한 공격을 끌어낸 것은 결코 아니다. 미드필더에서 악착같은 투쟁심으로 카메룬의 공을 뺏어냈지만 문제는 상대의 골문 앞에서 어떻게 공격을 풀어야 하는지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공격 1선까지 공이 올라가면 그곳에서 다양한 개인 전술과 패스 게임을 통해 상대의 빈틈을 유도해야 하는데, 방법을 찾지 못하니 그저 중원만 돌파하면 골문 앞으로 크로스를 올리는 단조로운 공격이 반복됐다. 미드필드는 확실히 점령했으나, 상대의 핵심 지역으로 뚫고 들어갈 방법을 찾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시합은 전체적으로 양팀 모두 분명한 해법을 찾지 못한채 지리하게 늘어졌다.
전반전이 끝나자, 일본 대표팀이 한국과의 평가전 이후 사기가 꺾일 것으로 봤던 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음을 느꼈다. 일본은 사기가 꺾인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순간 자신들이 지금까지 추구해온 방식이 세계 무대에서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던 것이다. 한국 대표팀에게도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패하는 전력으로는 월드컵 16강 진출(평가전을 앞두고 오카다 감독은 목표가 4강이라고 말했었다)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걸 느꼈을 터다. 그 순간 일본은 자신들의 스타일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죽기 살기로 하지 않으면 정말 끝이라는, 그야말로 벼랑 끝에 선 기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과 같이 전방위 압박을 구사하는 팀이 반드시 갖춰야할 요소가 있다. 바로 체력이다. 히딩크 감독이 한국 대표팀을 맡고 나서 '한국은 체력이 강하고 테크닉이 약한 게 아니다. 테크닉은 좋으나, 체력이 약하다'고 했었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한 마디로 '니들 지금까지 제대로 안뛰었다'는 얘기다. 2002년 이전의 한국 대표팀을 상징하는 단어를 하나 꼽으라면 '정신력'이다. 오기와 끈기, 머리가 터져도 붕대를 칭칭 감아매고 죽자고 달려드는 깡다구.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리며 봤던 그 절박한 모습. 왜 그랬던가? 한 눈으로 봐도 '완전방전'된 상태에서 바둥거리는 모습이 빤히 보였기 때문이다. 한국팀은 정신력이 강해서 그렇게 악착같이 뛰었던 것이 아니라, 체력이 약해 월등한 상대의 체력을 따라가지 못하기에 그렇게 '죽도록' 뛰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히딩크의 압박 전술은 한 순간에 완성된 것이 아니다. 무려 1년 6개월에 걸친 -사실상의- 합숙 훈련을 통해서야 비로소 만들어낼 수 있었다. 전후반 90분 내내 처음과 같이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고, 두 명의 수비수가 상대 공격수를 둘러싸고 공을 뺏어오는 한국 대표팀의 '독기'의 배경엔 체력이 있었다. 그렇다면 일본은? 일본이 지난 평가전 이후 심기일전하고 체력훈련에 돌입했다 하더라도 그 기간은 불과 한 달여 밖에 되지 않는다. 한 달 동안 죽도록 하면 조금은 나아졌겠지만, 그렇다고 90분 풀타임을 그렇게 뛸만큼 비약적으로 체력이 올라오진 않는다. 한국이 1년 6개월만에 해낸 일을 일본이 한 달만에 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후반전. 일본은 전반전과 다른 작전을 들고 나왔다. 우선 수비 진영을 중앙선 뒤로 옮기고 들어 앉았다. 상대가 중앙선을 넘어와도 달려나가 둘러싸고 막는 것이 아니라, 한 명의 미드필더만 앞을 지키고 나머지는 자신이 맡은 지역을 충실히 방어하는 전술을 폈다. 상대방 공격수가 공을 몰고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두 명, 세 명의 수비수가 둘러싸고 몸싸움을 하던 전반과는 완전히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바로 이 점이다. 일본의 압박전술은 아직까지 반쪽짜리에 불과했던 것이다. 일본 대표팀의 체력으로는 한국 대표팀처럼 전후반 내내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렇다면 선택은 전반전에 최대한 미드필드 싸움에서 승리를 따내어 어떻게든 한 골을 뽑고, 후반전엔 무조건 선수비 후역습밖에 없다.
일본이 그동안 보여준 모습과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시합을 전개하자, 카메룬은 완전히 말려들었다. 아마도 카메룬 대표팀 감독 입장에선 엄청나게 당황스러운 전반전이었을 터다. 그도 그럴 것이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스타일로 시합을 하고 있으니까 말이지. 전반 내내 일본에게 중원을 내주고 어쩔 줄 몰라 하더니, 후반전 들어서야 조금씩 공격의 활로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난 후반전의 모습을 카메룬이 능동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전반과 달리 미드필드에서의 강한 압박을 받지 않으니 당연히 패스를 할 여유가 생겼고, 그러니 선수들의 빠른 스피드와 패스를 통해 공격을 할 수 있었던 걸로 생각한다.
후반전 끝무렵에 보여준 일본 대표팀의 처절한 수비와 독기 어린 모습은 우리에겐 아주 익숙하다. 불과 10년 전 한국 대표팀의 모습을 그대로 빼다박았다. 전반전엔 그나마 아직 남아있는 체력으로 상대를 압박할 수 있었지만, 후반전엔 서서히 체력이 떨어지면서 오로지 '깡다구' 하나로 뛰는 모습.
자, 그러면 일본은 이 스타일로 과연 남은 경기를 잘 해나갈 수 있을 것인가. 내 대답은 'No'다. 체력의 뒷받침 없이 '깡다구'로 승부하는 축구의 결과를 난 너무나도 생생히 봤다. 5대0. 바로 일본 대표팀과 같은 조에 속한 네덜란드와의 시합 결과다. 어제 저녁, 일본과의 시합 전에 네덜란드와 덴마크의 시합을 봤다. 그 시합 후반전에 보여준 네덜란드의 공격력은 한 마디로 '덜덜덜' 그 자체였다. 카메룬을 상대해서는 전반전 압박 수비를 펼치고, 후반전에 자기 진영에서 웅크리고 방어하는 것이 가능할지 모른다. (그나마도 참 많이 위태위태했다) 그러나 네덜란드 같은 팀을 상대로 그렇게 해선 버틸 수 없다. 정신력은 분명 중요한 요소이나,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에서의 정신력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탈진해 묶여버린 발로는 네덜란드의 빠른 스피드를 쫓아갈 수 없고, 현란한 패스를 막아낼 수 없다. 일본의 해법은 카메룬과의 첫 시합에서는 통했으나 다음 상대인 네덜란드에게는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방법은? 난 차라리 원래의 일본 스타일로 돌아가길 권한다. 물론 네덜란드를 상대로 대등한 시합을 하려다간 완전히 털리는 위험성이 분명 있다. 그러나 그들의 스피드나 공격 전개 능력은 카메룬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탁월했다. 그들을 상대로 무작정 압박 수비를 펼치려다간 전반이 끝나기도 전에 탈진하고 말 것이다. 일본은 아직 그 정도 수준으로 체력이 올라오지 못했다. 월드컵이 1년간 열리는 것이 아니라면, 최소한 네덜란드를 상대로 어제처럼 해선 안된다. 차라리 지역 방어를 하고, 일본의 장기인 패스 게임을 통해 시합을 풀어나가는 것이 그나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리고나서 압박 축구는 다음 월드컵에서 해라. 4년 동안 J리그의 축구 스타일을 서서히 바꾸든가 해서. 한국의 압박 축구는 처절한 몸싸움과 끈적 끈적한 수비로 악명 높은(?) K리그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지, 어느날 한 순간에 번쩍 하고 나타난 것이 아님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