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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과 모바일

아이폰 OS 업그레이드 후 달라진 점

by mindfree 2010. 6. 23.
어제부터 블로그와 트위터에 아이폰 OS 4.0에 대한 얘기가 많다. 어떤 분의 말대로 어찌보면 하드웨어의 펌웨어 업그레이드인 셈인데, 이렇게 세계적으로 떠들어주니 -그것도 자발적으로- 애플 제품은 정말 독특하긴 하다. 암튼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업그레이드 후 달라진 점에 대한 이야기.

1. 배경화면을 내 맘대로.

이거, 별 게 아닌 것 같은데 의외로 별거다. 일단 아이폰을 켠 순간 느낌이 확 다르다. 시커먼 배경화면에서 내가 설정한 이미지가 뽀사시하게 나오는데, 아마도 많은 사용자들이 이걸 보며 '마치 새로 핸드폰을 산 것 같다'고 하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내 아이폰 배경화면. 여름을 맞아 시원한 풍경으로 교체했음

휴대폰의 배경화면이 대체로 시커먼 이유는 이렇게 해야 배터리 소모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흰색이 많이 표현되면 될수록 전력 소모가 크다. 그런데 배경화면의 색을 사용자가 자유롭게 지정할 수 있게 됐으니 배터리 용량 소모도 들쭉 날쭉할 터.

2. 두 말 필요 없다. 폴더.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4 발표를 보고 가장 놀랐던 점이 바로 폴더 기능이다. 폴더 기능이 추가된다는 사실이야 이미 사전에 유포가 됐으니 놀라울 것이 없었는데, 폴더를 생성하는 방식이 놀라웠다. 윈도우에서처럼 새로운 폴더를 만들고 어플을 그 안에 넣는 방식일줄 알았더니, 그냥 어플을 다른 어플에 포개면 자동으로 폴더를 생성하는 방식이라니. 순간 '천재다!'하고 속으로 탄식을 했을 정도다.

3. 멀티태스킹?

멀티태스킹에 대해선 아직 잘 모르겠다. 들리는 얘기로는 어플 자체가 멀티태스킹을 지원해야 한다고도 하고. 암튼 홈 버튼을 두 번 누르면 지금까지 실행한 어플이 주루룩 나오는데, 만약 이걸 두고 멀티태스킹이라고 한 거라면 왠지 약간 속은 느낌. 이건 멀티태스킹이 아니라 그냥 '빠른 실행'일 뿐이잖아.

혹 정확한 정보가 있는 분은 알려주시면 감사.

추가: 댓글로 멀티태스킹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신 분이 있으니 궁금하신 분은 읽어보시길.

4. 배터리, 배터리, 배터리.

먼저 업그레이드한 분들의 후기를 통해 배터리 소모가 심하다는 얘기를 들었고, 이 때문에 업그레이드를 조금 망설였다. 업그레이드를 하고나서 실제로 써보니, 배터리 소모가 심한 정도가 아니라, 그냥 쭉쭉 줄어든다. 난 사무실 안에선 음악 듣는 것 외에는 거의 아이폰을 사용하지 않고, 잠시 담배를 피러 나갈 때만 트위터를 실행해서 보는 정도다. 출근할 때 RSS리더기와 트위터, 날씨 어플을 확인하고.

이런 식으로 쓰면 대개 퇴근 무렵 배터리는 70%대를 유지한다. 그런데, 오늘은 이미 점심을 먹고 온 직후에 50% 대로 떨어졌다. 업그레이드 직후라 평소보다 좀 더 썼을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평일엔 아침에 100% 채워나간 뒤 잠들 때까지 충전을 하지 않더라도 40% 미만으로 떨어지는 날은 거의 없었는데, 이젠 낮에 한 번씩 충전을 하지 않으면 퇴근 때까지 버티지도 못할 듯 하다. 가능하면 보조 배터리를 갖고 다니는 것이 좋겠다.

5. 트위터 공식 어플의 뻑뻑한 스크롤.

트위터 공식 어플 사용자(예전 트위티)라면 아마도 느낄텐데, 스크롤이 예전처럼 부드럽게 되지 않고 왠지 뭔가 걸리는 듯 거끌거끌한 느낌이다. 다른 어플도 그런가 싶어 네이버 만화를 실행해보니 이건 괜찮은 것 같은데. 별 거 아니긴 하지만, 왠지 좀 불편한 느낌.

이 외에 사진 촬영 시 디지털 줌 기능이나 동영상 찍을 때 터치해서 초점을 맞추는 기능도 유용하다고 하는데 아직 써보진 않아서 잘 모르겠다.

애플이 OS를 아이폰 4 출시보다 일찍 공개한 점, 아이팟 터치에도 무료로 제공한 점(지금까지는 유료였다) 등을 볼 때, 새로운 OS의 배포 이유는 하나로 압축된다고 본다. 최신 기종을 질러라.

하드웨어에서 지원하지 않는 기능을 제외했는데도 이 정도면 새로운 기기를 사면 어떻겠어?
기능은 좋아졌는데, 기계(배터리 등)가 안 받쳐주니 짜증나지?
그러니 새로 사.

애플의 의도대로 많은 사람들이 OS를 업그레이드했고, '이야 이 기능은 좋은데~' 하고 있을 터다. 정확히 애플이 원하는대로. 지금 당장 새로운 기종을 구입하지는 않겠지만 (특히 한국은 아이폰이 출시된지 고작 반 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성질 급한 사람은 올 연말, 아무리 느긋한 사람이라 해도 내년 연말에는 기기 변경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더구나 늦어도 8월이면 여기 저기서 아이폰 4를 들고 다닐텐데, 기존 아이폰 사용자에게 그보다 심한 뽐뿌가 어딨을까. 이미 OS 업그레이드를 통해 맛도 살짝 봤고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