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구매를 망설였던 이유 중 하나가 배터리 문제였다. -지금은 폭파된 블로그라 잃어버린 포스트에서 썼다시피- 아이팟 터치는 MP3P니까 배터리가 방전되더라도 음악을 듣지 못하는 것 뿐이지만, 아이폰은 전화기이니만큼 급한 연락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조금 망설였다. 의외로 아이튠즈는 아이팟 터치를 쓰면서 쌓은 경험 때문인지 별 문제가 안됐다. (벅스 정액요금제에 가입해 MP3로 바로 다운을 받고 있는 것도 영향이 크다)
약 한 달 넘게 아이폰을 쓰면서 배터리가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 밤새 충전기에 연결한 채로 뒀다가 아침에 나가면 퇴근하고 집에 와서도 6, 70% 아래로 떨어지진 않았다. 낮 시간엔 음악을 주로 듣고, 전화통화만 간간이 하는 셈이니 배터리를 소모할 일이 없는 탓이다. 그러다가 어머니 생신을 맞아 고향에 내려갔다가 배터리 문제를 실감했다.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는 강연 영상을 좀 보다가 곧 책으로 바꿨고, 다시 잠을 잤기 때문에 배터리를 별로 소모하지 않았다. 문제는 올라오는 길. 집에 있는 동안 가져간 책을 다 읽어버렸고, 아침에 늦게까지 잠을 잔터라 잠도 오지 않았다. 그러니 뭐해. 집에서 출발하기 전에 조카들이 아이폰을 갖고 놀아서 배터리 소모를 꽤 한 상태로 버스에 탑승. 이후 세 시간이 넘도록 음악을 들으며 트위터에 RSS 리더 사용에 서핑에 게임에... 내내 썼더니 강변역에서 지하철을 탈 때는 배터리 잔량이 20% 미만으로 떨어졌다.
평소처럼 집-직장, 혹은 저녁에 친구와 한 잔.. 이런 생활 패턴을 유지하면 내장형 배터리라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저 잘 때 충전기에 연결해 놓기만 하면. 하룻밤 충전을 하지 않았다 해도 괜찮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장거리. 대중교통 수단으로 장거리를 다녀와보니 '여분의 배터리'가 아쉽더라. 만약 배터리 잔량이 20% 미만으로 남은 상태에서 저녁에 약속이 있었다면? 아 물론, 그 때부터는 전화 외엔 안쓰면 되기야 하겠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네. 약간 불안하기도 할테고. 더욱 문제는 다른 휴대폰처럼 편의점에서 충전을 할 수도 없다는 데 있다. (충전에 가능한데 내가 모르는 거라면 알려주시길)
올해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큰 조카가 아이폰을 만지작거리더니 '정말 기능이 많네요' 한다. 내친 김에 피쳐폰과 스마트폰의 차이에 대해서도 설명해줬다. '아~ 컴퓨터처럼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는 거에요?' 하고 바로 알아듣는다. 잘 알아듣는 녀석이 기특해서 지금 쓰는 휴대폰 약정 기간이 끝나는 내년 봄에 아이폰을 사주겠노라 공언했다. 그 때쯤이면 4G가 나와있겠지?
세상에 단점 없는 제품은 없다. 아이폰도 분명 단점이 있다. 중요한 것은 단점을 알면서도 구입을 하게 하는 장점이 있느냐이다. 단점을 숨기고, 광고로 덮는다해서 소비자가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드웨어가 훨씬 좋다고 아무리 기사를 내보낸들, '뜩뜩 끊기는 움직임'을 보고나면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옴니아 사용자가 내 아이폰을 들고 '어떻게 이렇게 부드러울 수가 있지?' 하고 혼자 궁금해하는 것처럼 말이다.
아이폰의 내장형 배터리는 분명 아쉬울 때가 있다. (근데 언론에선 이 얘긴 안하더라. 삼성에서 만든 다른 -스마트폰을 포함한- 휴대용 기기 중에 내장형 배터리를 채택한 제품도 있다는 걸) Trade-Off. 다 아는 말 아닌가. 얼마 전 친구와 술자리에서 아이폰에 설치한 어플 몇 개를 보여준 적이 있는데, 끝없이 감탄만 하고 있는 친구에게 아이폰의 단점에 대해서도 얘기해줬다. 특히 곧 유부남이 될 친구에게 민감할 수도 있는(?) 통화 목록 부분 삭제가 안된다는 점도 얘기해줬다. 1주일 뒤 결혼을 하고 신혼여행을 다녀온 친구는 며칠 전 아이폰을 샀다. 신혼여행지에서 휴대폰을 잃어버렸는데 이왕 휴대폰을 새로 살 거면 아이폰을 쓰겠다고. 그 친구는 단점을 알고도 아이폰을 사기로 결심했다. 이 점이 중요하다.
아이폰이 만능은 아니다. 최고의 스마트폰이라 할 생각도 없다. 하지만 설령 아이폰을 싫어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거 하나는 인정해줬으면 한다. 아이폰 덕분에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지형이 변하고 있다. 이통사들이 변하고 있다. 이제 국내 소비자들도 안드로이드, 심비안 등의 운영체제를 탑재한 다양한 제조사의 다양한 제품을 쓸 수 있게 됐다. 그간 국내 이통사들이 자기들 밥그릇이 줄어들까봐 들여오지 않던 제품들 말이다. 똑같은 제품을 해외에선 와이파이를 탑재해서 팔고 국내에선 쏙 빼버리고 파는 행태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한다. 물론 언젠가는 이렇게 변했을테지만, 변화의 시기를 조금이라도 앞당기는데 아이폰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배터리 얘기하다 샜다. 출장이나 여행이 잦은 분이라면 다른 제품을 사든가 외장 배터리킷을 장만하든가 하시길.
덧: 그런데 말이지. 사실 피쳐폰이었다면 세 시간 동안 휴대폰을 갖고 놀기도 힘들다. 아이폰(스마트폰)이니까 이런 문제가 생기는거다. 아울러, 장거리 여행엔 휴대폰보다는 책을 보시길. 요즘 고속버스, 좌석도 널찍하고 별로 흔들리지도 않는다.
약 한 달 넘게 아이폰을 쓰면서 배터리가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 밤새 충전기에 연결한 채로 뒀다가 아침에 나가면 퇴근하고 집에 와서도 6, 70% 아래로 떨어지진 않았다. 낮 시간엔 음악을 주로 듣고, 전화통화만 간간이 하는 셈이니 배터리를 소모할 일이 없는 탓이다. 그러다가 어머니 생신을 맞아 고향에 내려갔다가 배터리 문제를 실감했다.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는 강연 영상을 좀 보다가 곧 책으로 바꿨고, 다시 잠을 잤기 때문에 배터리를 별로 소모하지 않았다. 문제는 올라오는 길. 집에 있는 동안 가져간 책을 다 읽어버렸고, 아침에 늦게까지 잠을 잔터라 잠도 오지 않았다. 그러니 뭐해. 집에서 출발하기 전에 조카들이 아이폰을 갖고 놀아서 배터리 소모를 꽤 한 상태로 버스에 탑승. 이후 세 시간이 넘도록 음악을 들으며 트위터에 RSS 리더 사용에 서핑에 게임에... 내내 썼더니 강변역에서 지하철을 탈 때는 배터리 잔량이 20% 미만으로 떨어졌다.
평소처럼 집-직장, 혹은 저녁에 친구와 한 잔.. 이런 생활 패턴을 유지하면 내장형 배터리라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저 잘 때 충전기에 연결해 놓기만 하면. 하룻밤 충전을 하지 않았다 해도 괜찮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장거리. 대중교통 수단으로 장거리를 다녀와보니 '여분의 배터리'가 아쉽더라. 만약 배터리 잔량이 20% 미만으로 남은 상태에서 저녁에 약속이 있었다면? 아 물론, 그 때부터는 전화 외엔 안쓰면 되기야 하겠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네. 약간 불안하기도 할테고. 더욱 문제는 다른 휴대폰처럼 편의점에서 충전을 할 수도 없다는 데 있다. (충전에 가능한데 내가 모르는 거라면 알려주시길)
올해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큰 조카가 아이폰을 만지작거리더니 '정말 기능이 많네요' 한다. 내친 김에 피쳐폰과 스마트폰의 차이에 대해서도 설명해줬다. '아~ 컴퓨터처럼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는 거에요?' 하고 바로 알아듣는다. 잘 알아듣는 녀석이 기특해서 지금 쓰는 휴대폰 약정 기간이 끝나는 내년 봄에 아이폰을 사주겠노라 공언했다. 그 때쯤이면 4G가 나와있겠지?
세상에 단점 없는 제품은 없다. 아이폰도 분명 단점이 있다. 중요한 것은 단점을 알면서도 구입을 하게 하는 장점이 있느냐이다. 단점을 숨기고, 광고로 덮는다해서 소비자가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드웨어가 훨씬 좋다고 아무리 기사를 내보낸들, '뜩뜩 끊기는 움직임'을 보고나면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옴니아 사용자가 내 아이폰을 들고 '어떻게 이렇게 부드러울 수가 있지?' 하고 혼자 궁금해하는 것처럼 말이다.
아이폰의 내장형 배터리는 분명 아쉬울 때가 있다. (근데 언론에선 이 얘긴 안하더라. 삼성에서 만든 다른 -스마트폰을 포함한- 휴대용 기기 중에 내장형 배터리를 채택한 제품도 있다는 걸) Trade-Off. 다 아는 말 아닌가. 얼마 전 친구와 술자리에서 아이폰에 설치한 어플 몇 개를 보여준 적이 있는데, 끝없이 감탄만 하고 있는 친구에게 아이폰의 단점에 대해서도 얘기해줬다. 특히 곧 유부남이 될 친구에게 민감할 수도 있는(?) 통화 목록 부분 삭제가 안된다는 점도 얘기해줬다. 1주일 뒤 결혼을 하고 신혼여행을 다녀온 친구는 며칠 전 아이폰을 샀다. 신혼여행지에서 휴대폰을 잃어버렸는데 이왕 휴대폰을 새로 살 거면 아이폰을 쓰겠다고. 그 친구는 단점을 알고도 아이폰을 사기로 결심했다. 이 점이 중요하다.
아이폰이 만능은 아니다. 최고의 스마트폰이라 할 생각도 없다. 하지만 설령 아이폰을 싫어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거 하나는 인정해줬으면 한다. 아이폰 덕분에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지형이 변하고 있다. 이통사들이 변하고 있다. 이제 국내 소비자들도 안드로이드, 심비안 등의 운영체제를 탑재한 다양한 제조사의 다양한 제품을 쓸 수 있게 됐다. 그간 국내 이통사들이 자기들 밥그릇이 줄어들까봐 들여오지 않던 제품들 말이다. 똑같은 제품을 해외에선 와이파이를 탑재해서 팔고 국내에선 쏙 빼버리고 파는 행태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한다. 물론 언젠가는 이렇게 변했을테지만, 변화의 시기를 조금이라도 앞당기는데 아이폰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배터리 얘기하다 샜다. 출장이나 여행이 잦은 분이라면 다른 제품을 사든가 외장 배터리킷을 장만하든가 하시길.
덧: 그런데 말이지. 사실 피쳐폰이었다면 세 시간 동안 휴대폰을 갖고 놀기도 힘들다. 아이폰(스마트폰)이니까 이런 문제가 생기는거다. 아울러, 장거리 여행엔 휴대폰보다는 책을 보시길. 요즘 고속버스, 좌석도 널찍하고 별로 흔들리지도 않는다.
'웹과 모바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과 음악, 소유의 시대는 끝나는가 (2) | 2010.02.03 |
---|---|
아이패드(ipad) 최대 수혜자는 잡지사와 동화책 출판사? (0) | 2010.01.28 |
온라인 중개 비즈니스 모델 분석 (0) | 2010.01.11 |
아이폰으로 RSS 구독하기 (0) | 2010.01.03 |
텍스트큐브, 2차 도메인 지정 왜 안될까? (0) | 2010.0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