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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등등

이메일 제목은 내용과 관계 있는 걸로 쓰자

by mindfree 2010. 9. 11.
이번 포스트는 주로 'MS 아웃룩(혹은 아웃룩 익스프레스)' 사용자에 해당하는 내용.

일을 하다보면 이메일을 보낼 때 본문과 전혀 관계 없는 제목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 메일을 쓰다보니 원래 쓰려던 내용과 다른 내용을 쓴 것이 아니라, 나름 편하게 사용하려다 보니 그렇게 된 경우다.

가령 특정한 업무는 늘 동일한 사람들에게 보내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A와 B를 수신자로 하고, C와 D를 참조로 한다. 이럴 때 그 수신자들이 모두 포함된 예전 메일을 불러와서 '전체회신' 기능을 이용해 새로운 내용의 메일을 발송한다. 그나마 제목이라도 이번에 보내는 내용으로 고쳐서 보내면 좋으련만, 이렇게 메일을 발송하는 사람은 대개 그런 건 안중에도 없다. 그러니 받는 사람 입장에선 '어? 이걸 왜 다시 답장을?' 하거나, '이걸 왜 이제 답을?' 하고 의아해하며 메일을 열어보는데, 본문은 전혀 다른 내용.

이렇게 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 위에서 말했다시피 메일을 받아볼 때 일단 의아하다. 더구나 요즘처럼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로 이메일 확인을 자주 하는 시기엔 메일을 확인할 때 제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크다. 또다른 문제는 나중에 해당 메일을 찾아봐야 할 때다. (내가 기능을 잘 사용하지 못하는 탓도 있겠지만) MS 아웃룩의 검색 기능은 그다지 좋지 않아서 메일을 찾을 때 검색을 하지 않고 제목을 눈으로 훑어보면서 찾는데, 제목과 내용이 전혀 다른 내용이라면 당연히 찾기 어렵다. 이건 받는 이 뿐만 아니라, 보내는 이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메일을 이렇게 발송하는 사람의 자리에서 다른 얘기를 하다 자신이 보낸 메일을 찾는 걸 지켜본 적이 있다. 답답... 하더라)

동일한 수신자 그룹에 메일을 보낼 때, 일일이 사람을 찾아 등록하는 것도 귀찮은 일이다. 그렇다고 이처럼 전혀 엉뚱한 제목을 달고 '전체회신'으로 보내는 것은 더욱 좋은 방법이 아니다. 대안은? 아웃룩 사용자라면 다 알지 않나? 주소록의 그룹 기능을 써라. 딱 한 번만 그룹으로 등록해두면 그 다음부터는 그 그룹을 그냥 찍어서 보내면 된다. 굳이 전체회신 기능을 이용해서 보내야겠다면 최소한 제목이라도 내용에 맞게 고쳐라. 직장생활 10년 가까이 한 사람 중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 그러지 말자.

덧붙여, 이메일 사용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하나 더 쓰자면. 난 메일을 보낼 때 '거두절미'하고 보내는 편이다. 맨 처음 메일을 보내거나 아주 오랜만에 보내는 경우가 아닌, 평소에 자주 업무 메일을 주고 받는 사이라면 '누구입니다'도 붙이지 않는다. '수고하십시오'도 쓰지 않는다. 제목과 첨부파일만으로 전달할 내용을 모두 전할 수 있다면 심지어 본문에 아무 말도 적지 않는 경우도 많다. 제목에 '파일 첨부'라고 추가해서 쓴다. 메일을 보낼 때 매번 같은 말을 덧붙이는 분들도 있는데, 나는 매번 그 말(내가 보기엔 불필요한. 가령 '이만 줄입니다. 수고하십시오')을 타이핑하는게 귀찮아서 그러지 못한다.

사업상의 진지한 메일을 격식은 갖춰 보내야 하고, 업무용 메일을 작성하는 방법을 설명한 글도 많다. 하지만, 일상 업무에서 늘 메일을 주고 받는 사람이라면(상대가 고객이든 직장 동료든), 가능한한 내용만 압축해서 짧게 보내는게 보내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에게 좋지 않을까.

마크 트웨인은 장문의 편지를 쓰면 끝에 '시간이 없어 긴 편지를 보낸다'며 사과하는 말을 썼다고 한다. 글을 길게 주저리 주저리(바로 이 포스트처럼) 쓰는 것은 결코 문장력이 좋아서가 아니다. -그게 이메일이든 뭐든- 핵심을 간추린 글이 좋은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