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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등등

블로그 멈춤? 트위터의 영향? 그냥 잡설...

by mindfree 2010. 8. 22.
2003년 즈음부터 블로그를 유지하고 있는데, 아마도 전체 기간을 통틀어 가장 포스팅이 뜸한 시기가 요즘이 아닌가 싶다. 네이버에서 시작해서, 독립 블로그를 운영하다 지금의 텍스트큐브org로 오기까지 여러 해 동안 운영하고 있는데 말이지. 독립 블로그를 돌리던 호스팅 서비스는 연말까지 계약이 되어 있어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텍큐가 블로거닷컴과 합친다는 소식을 보고 다시 옮겨야하나 싶다가 공지 이후 너무 조용해서 그냥 관망하는 중.

이렇게 된 건 뭐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트위터가 아닐까 싶다. 예전 같으면 좀 길게 풀어써서 블로그에 쓸 것을 짧게 트위터로 남기고 만다. 트위터가 140자로 제한을 한 게 (미국 휴대폰의 문자 메시지 길이에 맞췄다지만) 참으로 묘한 매력이 있는 것이 일단 가급적 140자 안에 하고 싶은 얘기를 우겨넣게 만든다. 물론 트위터도 긴 글 기능을 지원하긴 하지만, 나부터도 긴 글을 보려고 다시 클릭을 하는게 불편하니까. 그렇게라도 볼 가치가 있다면야 보겠지만, 내 트윗이 그런 가치가 있을리 만무하다.

아이폰-넓게는 스마트폰-과 트위터의 궁합은 가히 환상적이니, 앨리베이터를 타려고 기다리는 아주 잠깐의 시간에도 트위터를 켜고 보게 된다. 팔로잉 수가 늘어 이젠 타임라인의 전체 트윗을 보기도 어렵고, 보려고 노력도 하지 않지만 그래도 그 순간 눈에 띄는 트윗은 여전히 있기 마련. 최근 며칠 사이엔 무한도전 레슬링편과 얽힌 이야기가 타임라인에 자주 등장하고, 오늘은 퇴근길 지하철안에서 나도 거기에 일조한 바 있다.

이 포스팅(방금 트, 라고 타이핑했다. 흠)을 하는 이유는... 음. 뜨거운 햇살을 뚫고 출근했던 토요일. 퇴근하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맥주인 하이네켄을 마시며 트윗질을 하다 영화를 하나 본 뒤, 갑자기 한동안 멍하게 있는 블로그에 쓸데 없는 포스팅이라도 하나 해야겠다, 싶은 마음이 있어서다. 뭐, 한 마디로 별 이유 없는 거지.

이왕 끄적인 김에 근황.

1. 블로그 댓글을 다는게 확 줄었다.

내 블로그에 올라오는 댓글을 말하는게 아니다. 내가 구독하는 다른 분의 블로그에 방문해서 댓글을 다는게 줄었다는 얘기. 예전엔 주로 PC에서 한RSS로 블로그를 봤는데, 요즘은 주로 출퇴근길에 아이폰으로 확인한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댓글을 달기가 쉽지 않고 자연히 횟수가 줄었다. 낮 시간에는 RSS의 R자도 쳐다보기 힘들다보니 더욱 그렇다.

2. 작년, 올해 참 바쁘다.

작년은 모 이동통신사 프로젝트로 1월 신년벽두부터 여름까지 뜨겁게 보냈고, 짧은 프로젝트 하나를 지나 잠시 쉬나 싶더니 역삼동에서 쇼핑몰 만드느라 칼바람 맞으며 겨울을 보냈다. 4월 한 달간 휴직을 하고 올레길도 걷고 신나는 휴식. 그 한 달 휴식이 분에 넘쳤는지 올해 여름도 뜨거운 프로젝트를 만나 뜨겁게 보내는 중. 그러고보니 작년이나 올해나 여름이 유난히 힘들다. 2년 연속 여름마다 왜 이리 주말까지 달리는 프로젝트를 만나는지 모르겠네그랴.

3. 일은 갈수록 모르겠다.

2000년 2월 초에 첫 직장 입사. 해가 지날수록 내가 하는 일을 점점 모르겠다. 디자이너로 일할 때는 '디자이너는 뭐 하는 사람'에 대한 정의가 명확했다. 지금은, 모르겠다. 웹 기획자는 뭐하는 사람일까. 뭐 하는 직종일까. 갈수록 오리무중이다. 최소한 10년을 했으면 내가 뭘 하는 사람인지는 알아야 할텐데. 남들도 그런가? 그러고보면 디자이너나 프로그래머, 테스터와 달리 내 일은 누구에게 설명하기도 참 애매하다. (아, 앞서 열거한 다른 직종도 그럴지도) 내 친구 한 명은 아직도 다른 사람에게 날 소개할 때 '디자이너'라고 한다. 맞기는 맞다. 어쨌든 웹사이트를 디자인하니까. (정말?)

며칠 전에 놀랍게도 8년 전에 같이 일한 동료를 만났다. 알고보니 지난 주에 바로 맞은편 빌딩에 모 정부부처 프로젝트를 하러 왔단다. 8년 전에 과천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때 같이 디자이너로 일했던 동갑내긴데, 아직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단다. 예전 동료를 우연히 만날 때면 '이야.. 너 아직도 하고 있구나'가 인사다. 핫핫.

4. 공부 좀 해야 하는데.

공부를 너무 안한다 싶어 몇 달 전에 책을 여러 권 샀는데, 그 책들은 손도 안대고 있다. 도널드 노먼 같은 양반 책을 좀 읽어야 하는데, 시험 앞두고 책상 정리하는 학생마냥 자꾸 다른 책만 뒤적인다. 그래, 그 책들은 가을에 보지 뭐. 책 읽는 것도 흐름을 타는지 어떨 땐 쭉쭉 나가는데 어떨 땐 하루 한 장을 안 읽네그랴.

어라. 자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