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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등등

저는 지금 올레길을 여행중입니다

by mindfree 2010. 4. 13.
제 트위터 계정(@mirooahn)을 팔로잉하는 분들은 잘 아실테지만, 저는 지금 제주도 올레길을 여행중입니다. 지난 화요일 저녁에 제주도에 도착해, 다음날인 수요일(4월 7일) 1코스부터 걷기 시작해서 오늘로 7일째, 오늘 7코스를 종료했습니다.

2코스까지는 그야말로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이었는데, 그 뒤로 내내 날이 흐리고 비가 오다가 오늘부터 다시 햇살이 비치는군요. 햇살은 비치는데, 바람이 어찌나 사납게 부는지 약간 과장을 섞어 말하자면 몸을 앞으로 15도 쯤 기울여도 넘어지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하루 내내 맞바람을 안고 걷느라 평소보다 힘이 훨씬 더 많이 든 하루였네요. 어제는 6코스 종료지점인 외돌개에 도착한 이후에도 좀 더 걸을 체력이 남아있었는데, 오늘은 코스 종료 지점을 약 1km 앞둔 곳 즈음 도착하니 '더는 죽어도 못걷겠다' 싶었습니다. 정확히는 체력이 없다기보다 '발 상태'가 더 걸을 수 없는 상태였다는 뜻이군요.

올레길 여행을 시작한 이후 식당 등에 앉으면 항상 등산화를 반쯤 벗고 있습니다. 피가 아래로 몰리는 느낌이 아주 찌릿찌릿하거든요. 하핫. 원래 야외활동을 좋아하지 않아 썬블록을 바를 생각도 못했기에 처음 이틀간 햇볕에 그대로 노출된 귀와 뒷목이 벌겋게 타서 어제는 뱀도 아닌데 허물을 벗었지요. 꼬맹이 시절, 여름 강변에서 하루 종일 놀고 다음날부터 등짝에서 허물을 벗겨내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다행히 3코스부터는 날이 흐려 햇볕에 의한 화상은 그다지 악화되지는 않았습니다만, 그후 이틀간 귀와 뒷목이 따가워 밤에 여러 번 깼지요. 4코스를 마친 토요일 마침 김제동의 노브레이크 공연이 제주도에서 있어 공연을 보러 중문으로 가는 김에 썬블록과 화상크림 등을 샀네요. 오늘은 아침에 썬블록을 아주 덕지덕지 쳐바르고 나갔고, 중간에 한 번 더 발라줬답니다. 그럼에도 지금 뒷목에 약간의 뜨거움이 느껴집니다. 내일은 사하라 낙타상인처럼 손수건(오늘 외돌개에서 구입한)을 쫙 펴서 머리에 덮어쓰고 그걸 뒷목까지 늘어뜨리고 걸을까 생각중입니다.

아이폰 덕분에 여행을 모두 마치고 돌아와서야 가능할 법하던 여행기를 매일, 코스 중간 중간 조금씩 등록하고 있습니다. 바로 트위터를 통해서요. 그덕에 아이폰 배터리를 항상 체크해야 하고, 중간 급유(?)를 하지 못하는 날이면 코스 종료지점에서 배터리가 거의 바닥나는 상황도 생기곤 합니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만약 배터리가 10% 이하로 떨어지면 아이폰 전원을 종료하고 남은 코스를 진행할 생각입니다. 다행히 지금까지 그런 일은 없었지만요.

중간 중간 트윗을 통해 사진을 올리고 짧은 글을 남기지만, 여행이 끝난 뒤에는 아이폰 어플 Trip Journal로 기록한 여행 코스를 구글 어스에 등록하고, 그걸 바탕으로 후기도 쓰려고 합니다. 여행 내내 올레길 어플리케이션이 있었다면, 하는 바램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데, 이걸 가능하게 할 방법도 찾아볼 생각이구요. (말은 이렇게 하지만 어떻게 찾을 수 있을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아요)

하루 평균 15km 가량을 걷는 제 여행이 궁금하시면 제 트위터 계정(@mirooahn)을 팔로잉하세요. 제가 트윗을 통해 올린 올레길 사진 두 장을 아래에 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