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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과 모바일

인터랙션을 막을까, 아님 알럿을 띄울까?

by mindfree 2019. 12. 4.

인터랙션은 사용자와 서비스 간의 상호작용을 말한다. 사용자가 링크를 클릭하면 타겟 페이지로 이동하는 것도 인터랙션이다. 사용자가 화면 위의 오브젝트를 끌어다 움직이는 것도 인터랙션이다.

만약, 특정한 상황에서 사용자가 어떤 행동을 했는데, 의도한 대로 결과가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면, 애초에 이 행동을 못하도록 막아야 할까? 아니면 행동을 했을 때 원하는 결과가 진행될 수 없음을 알려줘야 할까? 이렇게 말하면 대체 뭔 소린지 이해가 안될테니, 예시를 들어보자.

쇼핑몰이 있다.

여기서 아주 끝내주고 멋지고 아름다운 볼펜을 판다고 치자. 근데 이 볼펜은 판매처가 희귀해서 한국인은 이 쇼핑몰에서만 이 볼펜을 살 수 있다. 

그런데 오늘. 마지막 남은 재고를 누군가 사버렸다. 이제 재입고 전까지 이 볼펜의 재고는 0이다. 그런데 이 쇼핑몰은 이 볼펜이 워낙 인기가 있기 때문에 비록 재고가 없더라도 제품 목록에는 여전히 보여주고 싶다. 이 볼펜을 우리가 판다는 걸 알리고 싶거든. 그래서 고객들이 자주 들어와서 재고 현황을 보도록 하고 싶다.

제품 목록에는 이렇게 나온다. 제품명이 있고, 그 아래 제품 사진이 있고, 그 아래 현재 재고수량이 표시된다. 지금은 0이다. 

이걸 애초에 고객이 클릭할 수 없도록, 클릭이 불가능한 상태로 개발해야 할까? 

꼼꼼한 고객은 재고수량이 0인 것을 보고 '아 지금 재고가 없어서 그렇구나' 하고 알게 된다. 이런 고객은 애초에 클릭이 되지 않았다면, 클릭을 해서 구매가 불가능한 걸 다시 확인해야 하는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내가 기대했던 대로 되지 않아 실패하는 경험을 겪지 않아도 된다.

이것, 중요하다. 고객이 실패하는 경험을 겪지 않도록 하는 것.

단점은 없나? 있다. 꼼꼼하게 살피지 않아서 재고가 없는 걸 모르고 단지 오류가 생겼다고 생각하는 고객도 분명히 있다. 옆 제품은 클릭이 되는데 이건 안되네? 오류구만. 개판이구만!

그럼 알럿메시지를 띄우면 어떨까?

재고가 0이다. 그걸 클릭하면 '현재 재고수량이 없어 일시적으로 판매가 중단되었습니다'라고 친절하게 알럿을 띄워 보여준다. 이게 정답일까?

상세 화면으로 이동해서 구매가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는 것이나, 알럿메시지로 알게 되는 것이나 고객이 이미 실패하는 경험을 겪은 것은 똑같다. 무엇보다 사용자들은 알럿 메시지를 잘 읽지 않는다. 빨간색으로 선명하고 크게 적으면 시스템 알럿보다는 읽을 확률이 높아진다. 그래도 여전히 잘 안읽는다. 많은 사용자는 그냥 대충 쓱 보고 일단 '확인'을 눌러 창을 닫기 급하다.

이런 고객에게는 여전히 오류가 생긴 것일 뿐이다. 오류구만. 개판이구만!!

당연히, 애초에 재고가 없으면 목록에 안나와야.

그렇지. 이건데. 앞에서 조건을 정했잖아. 재고는 없지만, 이걸 팔고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니까? 다른 경우를 생각해보자. 콘서트 티켓을 판매하는 사이트라고 치자. 설령 그 콘서트가 매진이 됐더라도, 일단 콘서트가 있다는 자체도 누군가에게는 좋은 정보다. 

그럼 답은? 제품 목록 디자인을 바꾸는 게 먼저.

클릭이 되게 하고 오류를 보여주느냐 클릭이 애초에 안되게 막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단 재고가 0인 제품은 제고가 있는 제품과 다르게 표시되어야 한다. 단순히 '현재 재고 0'이라고 숫자만 바꿔 표시하는 걸로는 안된다.

만약 정말로, 이 글에서 조건을 붙인대로 재고가 없더라도 목록에서 표시하는 게 중요하다면, 애초에 재고가 있는 제품과 재고가 없는 제품을 목록에서 확연히 구별되게 디자인을 했어야 한다. 이게 선행되면 그걸 클릭이 안되도록 막느냐, 클릭한 이후 알럿을 띠우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이제는 정책의 문제거든. 아울러 알럿을 띄우지 않고 일단 제품 상세화면으로 이동한 다음 구매버튼만 비활성화하는 제3의 방법도 있겠지. 제품설명은 여전히 보여줄 수 있다. 그럼 '입고 알림신청' 같은 부가기능을 제공해서 재방문을 유도할 수도 있게 된다.